불면의 쾌락 - 우대식 불면은 내가 나를 베고 잠든 시간 불면은 잠든 나를 쳐다보는 나 잠, 늪으로 한없이 걸어야 하는 수행 무언가 나를 절간의 목어처럼 두드리고 있다 잠과 비(非) 잠 사이를 오가는 리듬 소리 소속 불허, 구걸로 점철된 몽환의 떠돌이로 하얀 바다에 이른다 더러 외할머니 같은 반가운 사람을 만나 화투를 치며 낄낄대다 지낼 만하시냐고 묻다가 화면이 꺼지면 할머니하고 소리를 치다가 또다시 어두운 길을 걷는다 밤이여 어둠이여 짝사랑이여 문득 나는 꺼지지 않는 불의 신도였나 생각한다 사막의 제단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불의 잔을 모래밭으로 집어던진다 모래 유전(油田)으로 불은 번져가고 신(神)도 잃고 잠도 잃고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차라리 죄인으로 벌을 받아야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고향의 수양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