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746

늦가을 볕은 늦가을도 어쩔 수 없어 - 박승민

늦가을 볕은 늦가을도 어쩔 수 없어 - 박승민 늦가을 볕의 긴 손가락이 허공을 가만히 감았다 놓았다 하는 사이 뒷산 갈참나무숲에는 누가 죽어 가는지 흙이 붉어 가는데 늦가을 볕은 늦가을도 어쩔 수 없어 장수반점을 지나 흥농종묘를 지나 고추밭에 든 추월댁 체육복 등에 기대인 채 둘은 한참 동안 따사로운데 늦가을 볕은 늦가을도 잡을 수 없어 늦가을 볕은 늦가을과 함께 자꾸 늙어가서 수숫단 꼭대기 잠자리 마지막 날개 위에서 한 줌 골고루 금광(金光)으로 번진 뒤에야 턱, 숨을 내려놓는데 체육복 등엔 어둠이 파스처럼 한 장 붙는데 *시집, 지붕의 등뼈, 푸른사상사 너에게 - 박승민 나와 동승한 너는 불운했다 살아갈수록 희망은 우리의 손끝을 벗어났으니 강물을 얼리고 난 찬바람이 우리의 무량한 가슴으로 밀려와 삶은..

한줄 詩 2015.11.04

시의 힘 - 서경식

서경식 선생이 처음으로 문학에 관한 책을 냈다. 예전에 읽었던 에서 어린 시절 문학에 눈뜨는 과정을 알게 되었다. 그때 한 사람이 어떻게 지식으로 성장하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사람도 식물도 씨앗에 앞서 텃밭이 얼마나 중요하던가. 열악한 환경에서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낸 서경식 선생의 부모님도 대단하다. 이 책에 나오기도 하지만 선생의 모친은 글을 쓸 줄 몰랐다. 나중 선생의 형들이 한국에서 정치범으로 몰려 감옥에 들어가자 면회를 위해 글을 깨우친다. 눈물겨운 장면이다. 서경식 선생은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기에 한국어가 서툴다. 당연히 그의 모국어는 일본어다. 그래서 번역을 해서 출판을 하는데 전주대 교수인 서은혜가 했다. 서경식 선생은 청소년 시절부터 글쓰기를 했는데 고등학교 때 작은 시집을 발간..

네줄 冊 201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