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步

제주 올레길 19코스

마루안 2019. 10. 1. 19:13

 

 

올레길 19코스는 조천에서 김녕 포구까지다. 이 길도 비교적 긴 코스로 해안길과 들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 북촌 포구 지나면 산중으로 들어가 몇 곳의 4.3 유적지도 만날 수 있다. 나는 해변길보다 들과 산을 오르내리는 중간 코스가 마음에 들었다. 당연 이 길을 끝까지 걷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올레길은 완주하는 것도 좋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중간에서 만난 해변 찻집에서 바다를 구경하다 해 지면 그냥 돌아오는 것도 괜찮다. 나는 완주에 더 비중을 뒀기에 오직 걸었다. 무슨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걷고 싶었다.

 

본격적인 걷기에 앞서 만세동산 주변을 산책 삼아 한 바퀴 돌아보고 출발했다. 약간 흐린 날씨가 걷기에는 좋다.

 

 

한동안 이어지는 들길에서 이런 풍경을 만났다. 씨를 뿌린 밭에 씌운 비닐이 날아가지 않게 패트병을 올렸다. 패트병의 쓸모다.

 

 

 

 

길을 걷는 동안 바다가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 포장길, 비포장길, 해변길 등 아름다은 길이 신흥리까지 이어진다.

 

 

 

 

신흥리 해수욕장과 신흥 포구를 지난다. 마을 길을 천천히 걸었다. 아담하고 조용한 마을이다.

 

 

신흥리 지나자 먹구름이 몰려 오더니 한차례 비가 쏟아진다. 함덕 해수욕장까지 비를 맞으며 걸었다. 

 

해수욕장 찻집에서 한동안 앉아 비오는 해변을 구경했다. 비가 그치자 다시 출발이다.

 

서우봉에 오르자 다시 비가 거세진다. 작은 정자 하나가 있어서 요기도 할 겸 30분 넘게 앉아 비 구경을 했다.

 

보슬비 내리는 들길을 한동안 걸었다. 농부도 둘레꾼도 없는 한적한 들길을 홀로 걸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너분숭이 4.3기념관을 지났다. 한동안 한적한 해변길을 걸었다.

 

 

 

나그네의 고단한 다리를 쉬게 하는 정자다. 올레객을 위한 쉼터에도 가을 색이 들었다.

 

 

 

드디어 북촌리다. 포구에 닿기 전 마을 길을 잠시 둘러 본다.

 

 

 북촌 포구를 지나면 올레길은 산중으로 이어진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들길을 비와 함께 걸었다.

 

 

드디어 마을이 나온다. 남흘동이다. 버스 다니는 큰 길을 가로 질러서 올레길은 다시 바다 쪽을 향한다.

 

 

 

 

남흘동을 지나면 곧 김녕 포구가 나온다. 19코스의 막바지다.

 

 

출발할 때 두어 시간 빼고는 줄곧 비가 오다가다를 반복했다. 걷기에는 불편했지만 인생길 또한 그렇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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