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16코스는 출발지 고내 포구에서 광령리까지 걷는 중간급 길이다. 구엄마을까지는 아름다운 해변길을 걷는다. 구엄마을에서 육지로 뱡향을 틀어 들길과 신길을 번갈아 걸어야 한다. 수산리, 예향동 등 예쁜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동네를 거쳐 종점인 산간마을 광명리에 닿는다.
해변길과 들길 산길을 골고루 걸을 수 있는 종합세트 코스다. 중간에 시를 새긴 시비 마을을 몇 군데 만난다. 잠시 호흡을 고르면서 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누가 이런 길을 마다할 것인가. 걸을 수 있는 건강한 다리를 가져 참으로 다행이다.
아담하면서 한적한 고내 포구를 지나면 아름다은 해변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바람은 또 어찌나 향기로운지,,
해변길을 걷다 보면 아름다운 마을 구엄리가 나온다. 개 짖는 소리도 없을 정도로 아담하고 조용한 마을이다.
구엄리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간 마을로 들어선다.
수산봉으로 오르는 길에 만난 시비들, 아담한 봉우리 곳곳에 시비들이 놓여 방문객의 눈길을 끈다.
수산봉을 내려오면 몇 그루의 아름다운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그중 압권은 저수지 쪽을 향해 뻗은 곰솔이다.
수산리의 수호목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곰솔의 위엄이 대단하다. 곰솔은 소나무 일종인 흑송으로 눈 덮힌 날 물가에서 보면 백곰이 저수지 물을 마시려는 모습처럼 보여 곰솔이라 불렀단다.
수산리는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지만 아주 넓게 분포된 듯하다. 수산봉을 시작으로 한참을 걸어야 수산리 본 마을이다.
수산리 마을에 들어서니 밀감꽃 만발한 마을길 곳곳에 시비가 세워져 있다. 걷다 읽다를 반복하느라 걷는 길이 더디다.
예쁘고 조용한 마을 예원동에 들어서도 시비는 계속된다. 이날 걸으면서 원 없이 시를 읽은 날이다.
예원동을 지나면 항파두리 항몽유적지가 나온다. 꽃향기 속에서 정자에 앉아 잠시 쉬며 캔커피와 쵸코파이로 요기를 했다.
항파두리 항몽유적지를 지나면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는 들길이 반복된다. 오월인데 벌써 메밀꽃이 피기 시작했다.
한동안 메밀밭이 펼쳐진다. 오월의 메밀꽃이 신기했다. 잔디밭에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하다.
다시 들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들에서 일하는 사람 하나 만날 수 없는 이렇게 고요한 들길이라니,,
드디어 광령리에 도착했다. 이 마을은 꽤 크다. 올레길에서 잠시 벗어나 마을 골목을 걸어 본다.
광령리는 큰 마을이면서 번잡하지 않아 좋았다. 마을 사무소 마당 한쪽 그늘에 앉아 봄날의 고요함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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