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줄 音 117

Tomaso Albinoni - Adagio in G Minor

오랜 기간 들었지만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곡이다. 천성이 축 처지고 어두운 선율을 좋아해서 더 그렇다. 이 곡은 어두운 듯하면서 한편 봄바람처럼 감미로운 느낌도 있다. 토마소 알비노니(1671-1750)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출신의 작곡가지만 이 곡 외에는 알려진 작품이 거의 없다. 베네치아 악파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비발디와 알비노니를 꼽는데 비발디가 많은 명곡을 남긴 반면 알비노니는 미스테리다. 심지어 어떻게 음악 교육을 받았고 어떤 작품을 남겼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진 것이 없다. 어쨌든 이 곡 하나 만으로 그는 충분히 유명 작곡가다. 나 같은 얼치기 애호가도 감동할 수 있으니까.

두줄 音 2017.01.30

인생은 미완성 - 이진관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곱게 써가야 해 사랑은 미완성 부르다 멎는 노래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불러야 해 사람아 사람아 우린 모두 타향인 걸 외로운 가슴끼리 사슴처럼 기대고 살자 인생은 미완성 그리다 마는 그림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그려야 해 친구야 친구야 우린 모두 나그넨 걸 그리운 가슴끼리 모닥불을 지피고 살자 인생은 미완성 새기다 마는 조각 그래도 우리는 곱게 새겨야 해 그래도 우리는 곱게 새겨야 해

두줄 音 2017.01.12

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 - 정수년 해금

# 스마트폰 시대가 많은 편리함을 주지만 정서적으로는 메말랐다. 빠르고 세련되고 새것 만이 대접을 받는 세상에서 훗날 이런 곡은 박물관에서나 듣게 될 것이다. 경쾌하고 빠른 곡이 유행하는 시대에 역행하는 나는 느리고 축 쳐지는 이런 곡을 자주 듣는다. 나 또한 사는 게 거칠고 투박해서 정서가 몇 년 묵은 북어처럼 뻣뻣하다. 영혼의 순도를 눈물로 잴 수는 없겠으나 울어 본 적이 까마득하다. 이 곡을 반복해서 들으며 바짝 마른 영혼을 정화시킨다. 진눈깨비 날리는 길을 오래 걷고 싶다. 천성이다.

두줄 音 2017.01.06

김광석 - 그대 잘 가라

그대 잘 가라 - 김광석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오십 고개를 넘기며 살아 오는 동안 여러 명의 대통령이 있었다. 그러나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내 마음 속에는 단 하나의 대통령뿐이다. 노무현,,,, 그 분이 떠난 지가 한참 되었는데도 5월이 오면 당신 생각에 자주 목이 멘다. 정치를 했더라도 국회의원까지만 하고 대통령을 하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 사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두줄 音 2016.05.22

떠나 가는 배 - 정태춘

정태춘 - 떠나 가는 배 저기 떠나 가는 배 거친 바다 외로이 겨울비에 젖은 돛에 가득 찬바람을 안고서 언제 다시 오마는 허튼 맹세도 없이 봄날 꿈같이 따사로운 저 평화의 땅을 찾아 가는 배여 가는 배여 그 곳이 어드메뇨 강남 길로 해남 길로 바람에 돛을 맡겨 물결 너머로 어둠 속으로 저기 멀리 떠나 가는 배 너를 두고 간다는 아픈 다짐도 없이 남기고 가져 갈 것 없는 저 무욕의 땅을 찾아 가는 배여 가는 배여 언제 우리 다시 만날까 꾸밈 없이 꾸밈 없이 홀로 떠나 가는 배 바람 소리 파도 소리 어둠에 젖어서 밀려올 뿐

두줄 音 2016.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