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 또는 슬픔증후군 - 김태완 원인을 찾기 가장 어렵다는 현상 못이 박히는 벽이 되어 보기도 한다 못질에 파이는 상처 하나쯤은 견딜 수 있다 너를 온전히 일으키기 위하여 더러 날카로운 문장을 쏟아내기도 하고 무성한 가시밭을 걸어보기도 했다 애증의 눈물이 가슴까지 젖어가는 순간에도 중심을 잡으려 질끈 눈을 감고 더 크게 눈을 뜨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보듬어 가며 장성할 그날을 위해 무거운 아침을 들어올렸다 빛나는 나날들이 꿈결같이 지나가고 온전하면 그것으로 됐다고 다짐하면서 잡초를 뽑아내는 농부가 되어 물이 되고 햇살이 되고 때로는 폭풍우가 되어 흔들어 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린 줄 알았잖아 안과 밖이 부둥켜안고 울어버렸다 그런 말이 어디 있을까 했는데 그런 말이 있었다 *시집/ 다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