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당신께 - 박남준 저문 강에 내린 마음으로 편지의 시작을 썼을 것이다 가슴을 뛰게 하는 연분홍을 숨기지 않겠다고도 했을까 빛나는 풍경의 가장 중심에 당신이 있었으면 그런 꿈을 꾸었지 당신의 눈동자에 사로잡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싶은 내 고백이었을 것이다 잠든 당신의 얼굴에 미소를 짓고 당신보다 먼저 눈을 떠 향기로운 찻물 올려놓고 싶은 욕심쯤은 부려보고 싶었던 것 내 어리석은 이마가 바닥에 닿을 수 있으니 절하겠습니다 무릎을 꿇을 수 있는 다리가 있으니 절하겠습니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할 수 있으니 절하겠습니다 삶의 간절함은 어디에서 오는지 비로소 눈먼 날들이 나를 여기 이끌었는지 살아 있으니 절합니다 내 안의 당신께 절합니다 *시집/ 어린 왕자로부터 새드 무비/ 걷는사람 절 - 박남준 푸른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