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섭 시인이 소문도 없이 시집을 냈다. 서점에 갈 때마다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치는 것처럼 시집 코너를 들른다. 요즘은 보통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전이 그런 날인데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을 부리며 출판 동향을 탐색할 수 있어서 좋다. 언제나 나의 관심은 메이저 출판사보다 무명 출판사 시집이 먼저다. 그런 시집일수록 눈에 띄는 곳이 아닌 모퉁이 아니면 맨 아래 칸이다. 여행에서도 걸어야만 보이는 풍경이 있듯이 시집 코너에서도 쭈그리고 앉아야 보이는 시집이 있다. 어라, 이 시인이 시집을 냈네? 이 시인도 비교적 시집 내는 주기가 4년 정도로 규칙적이었는데 이번 시집은 조금 주기가 당겨졌다. 단순한 디자인의 소박한 표지가 마음에 든다. 사람도 반가우면 손부터 잡듯이 나는 반가운 시집을 만나면 표지를 쓰다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