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표절 - 서규정
창백한 표절 - 서규정 나의 꿈은, 임대로라도 바다가 보이는 서민 아파트 베란다에 초생달 같은 여자 하나 꽂아두고 쳐다보고 올려보며 손을 흔들다가 그만 고개 부러질 수선화로 피고 싶은 일 살아오면서 살아가면서 제발 네 발 만은 짚지 않기를 세수대야에 이는 손톱에도 날마다 괴로워 했다 닭다리를 씹는 기분으로 걸어가야지 오늘밤도 달이 검은 구름 속으로 발을 든다 뺀다 몸을 와삭 구겨넣는다 *시집, 직녀에게, 빛남출판사 아아 백도라지 - 서규정 나를 비켜간 모든 것들에 대해서, 노래 하련다 모래와 물이 서로의 힘을 믿고 겉도는 내 고향은 모래나라 물공장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정기적으로 서커스가 들어오고 반사적으로 주먹이 돌지 않음 어지간히 무료해 마지않던 소읍 멀리 주물단지 굴뚝에서 고구마 색깔의 연기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