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 윤의섭 오늘까지는 꿈이었어요 이렇게 말하는 유골단지 지난 번 갖다 놓은 꽃에 생기가 돋아나고 있었다 살아있다는 건 같이 기억할 수 있다는 가능성 너라는 꿈을 꾼 것이다 운중로라고 쓰인 길에 들어서면서 한 번은 다시 오게 될 줄 어떻게 알았을까 주인이 바뀌었지만 식당에선 익숙한 저녁밥 냄새가 나고 천년 궤적을 따라 줄 지어 날아가는 새들 눈을 감으면 세상의 모든 태양이 차례로 지고 구름 속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모두 구름 속으로 착륙하는 동시의 기억 오늘부터는 처음 부는 바람과 처음 생긴 빗방울 사이 뒤를 돌아보니 거대한 유골단지가 잠들어 있다 누구였을까 꿈이 다 지워진 것만 생생하다 *시집/ 내가 다가가도 너는 켜지지 않았다/ 현대시학사 그 후 - 윤의섭 오늘 아침은 깨진 조각 나는 파편에서 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