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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목수정

읽어야지 하면서 마음만 먹다가 놓친 책이 많다. 나중 인연이 되어 손에 잡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뒤로 밀려나 잊혀지고 만다. 목수정의 책이 그럴 뻔했다. 목록에는 올라 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기회가 닿지 않았다. 뒤늦게 작정하고 읽었다. 이 책과 더불어 , 를 연달아 읽었다. 최근 이토록 한 작가의 글에 몰입해서 읽은 기억이 있던가 싶게 푹 빠졌다. 일단 그의 책은 흥미롭게 술술 읽힌다. 똑 부러지게 야무진 글이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묘한 끌림이 있다. 이전에 몇 번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에 실린 그녀의 칼럼을 읽은 기억이 있다. 그냥 지나쳤는데 이제보니 그녀였다. 세 권 다 흥미롭게 읽었으나 감상 후기는 으로 정했다. 나는 이렇게 도발적인 제목이 좋다. 책 제목만 도발적인 것이 아니라 그녀의 삶 또한 도..

네줄 冊 2014.01.17

런던의 귀한 손님, 눈사람

영국은 한국보다 위도 상 훨씬 위쪽에 있으나 겨울이 한국보다 따뜻하다. 당연 런던에서 눈 구경 하기는 일년에 한두 번이다. 북부에 있는 스코들랜드는 눈이 자주 오겠으나 런던에 10년 넘게 살면서 눈 구경 한 것은 몇 번밖에 없다. 어떤 해는 아예 눈을 못 본 겨울도 있다. 설사 눈이 왔다 해도 금방 녹아버린다. 한겨울에도 웬만해선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가 없기 때문이다. 우기인 겨울엔 늘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 많다. 그렇다고 비가 쏟아지는 것도 아니다. 우산을 쓰기도 안 쓰기도 애매한 가랑비 정도다. 안개비도 자주 내린다. 매운 추위는 없지만 이런 날이 더 으슬으슬 한기가 스민다. 며칠 전 런던에 눈이 내렸다. 이렇게 많이 쌓이고 녹지 않은 것도 처음이다. 눈 만난 강아지마냥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

다섯 景 201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