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에게 길을 묻다 - 권대웅 봄비에게 길을 묻다 - 권대웅 봄비 속을 걷다 어스름 저녁 골목길 아직 꽃이 피지 않은 담장 너머 휘파람 소리처럼 휙휙 손을 뻗어 봄비를 빨아들이는 나뭇가지들 묵은 살결 벗겨내며 저녁의 몸바꿈으로 분주한데 봄비에 아롱아롱 추억의 잔뿌리 꿈틀거리는 내 몸의 깊은 골목은 어찌해.. 한줄 詩 2014.03.03
정작 외로운 사람은 말이 없고 - 권경인 정작 외로운 사람은 말이 없고 - 권경인 더 이상 펼쳐지지 않는 우산을 버리지 못하는 건 추억 때문이다 큰 걸음으로 온 사람 큰 자취 남기고 급한 걸음으로 왔던 사람 급히 떠나가는 법 높은 새의 둥지에도 길을 여는 슬픔도 지치면 무슨 넋이 되는가 나무여, 그 우울한 도취여 삶에서 온.. 한줄 詩 2014.02.27
삼류영화 - 조항록 삼류영화 - 조항록 보름 만에 어린 여공들은 외출을 했다 철야에 익숙해진 질긴 속눈썹에 화장을 하고 라면 봉지 같은 얼굴로 휘황한 상가를 갈 곳 없이 구경했다 물뱀처럼 쇼윈도에 반짝이며 떠다니는 빈혈증 씨줄날줄이 가득 엉켜 어두운 고향 이야기며 제대 앞둔 오빠가 복권을 사기 .. 한줄 詩 201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