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같은 세상 이슬 같은 인생 - 장사익
이 나라 이 강산에 이 몸이 태어나
삼베 옷 나물 죽으로 이어온 목숨
기구하여라 고단한 세월
타고난 굴레는 벗을 길이 없어라
달은 기울고 별빛조차 희미한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세상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세상
슬퍼 말아라 티끌 같은 세상
슬퍼 말아라 이슬 같은 인생
대장부 가는 길에 무슨 한이 있으리
# 어느 드라마 주제곡이었다. TV를 잘 보지 않기에 이 드라마를 본 적은 없다. 미국을 닮고 싶은 영어 전성시대여서 언제부터 연속극도 드라마가 되었다. 10년째 외국에 살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드라마보다 연속극이란 단어가 더 정감이 간다.
이런 말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꼰대 같다고 할지 모른다. 꼰대 소리 들어도 좋다. 어쩔 것인가. 유행가와 연속극은 문화에 허기졌던 내 어린 시절 유일한 사치였으니,, 이 노래는 장사익의 가창력과 함께 가사가 가슴을 후빈다.
이 나라 이 강산에 이 몸이 태어나, 삼베 옷 나물 죽으로 이어온 목숨, 기구하여라 고단한 세월, 타고난 굴레는 벗을 길이 없어라. 나는 이 가사에 오래 눈길이 간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불과 백 년 전까지 그랬다.
삼베 옷 나물 죽으로 고단한 세월을 이어온 목숨이 맞다. 다행히 나는 나물 죽까지는 아니고 쌀이 몇 톨 들어간 보리밥이었다. 그래도 육성회비 못 낸다고 매일 아침 불려나갔던 가난이 지긋지긋했다. 어서 이 고향을 뜨고 싶었다. 다시는 오고 싶지 않았다.
어리고, 배고픈 자식이 고향을 떴다
아가, 애비 말 잊지 마라
가서 배불리 먹고 사는 곳
그곳이 고향이란다
내가 서정춘 선생의 명시 <30년 전>을 가슴에 새기고 사는 것도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사는 것도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사는 것도 고단한 세월을 가난으로 잘 이겨낸 지난 날이 있었기 때문이다. 곡조가 슬퍼서 더 좋은 이 노래 언제 들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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