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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긴 눈이 더 감기려 할 때 - 서규정

감긴 눈이 더 감기려 할 때 - 서규정 이 봄날에 터지는 건 꽃망울뿐인데 남의 집에 들어가 눈뜨고 낮잠 자는 주인에게 놀라 그 자리에서 졸도한 좀도둑 같은, 뜬눈이 지키는 세월이다 목련화야 내 생애 단 한번만이라도 그대 발밑에 잠들고 싶어 남들이 다 쓰레기로 버린 사랑이라는 말 꽃잎으로 베고 누워 꿈결처럼 뒹굴래 허공이 왜 또 허공인지 말이 가 닿아야 할 하늘이 낮달로 뒤집어지고 길은 길 위에서 잘려 막 바로 절벽을 이루고 말은 말 끝에서 잘려 뜬금없는 새소리로 차올라서 천지간에 남은 것은 이제 빛뿐이라서 얼마나 간이 커야 좀도둑이 되는 것이냐 길거리에서 손을 덜덜 떨며 훔친 것은 그대 어깨 위에 떨어진 머리칼 한 올 풀린 머릿결이 선율처럼 천상으로 가는 도중이, 아마 공중이었지 바람이 분다, 한 바퀴만..

한줄 詩 2018.04.10

Chopin Nocturne no.20 - Grigory Sokolov

#그리고리 스콜로프는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노 연주가다. 1950년 빼째르부르그 출생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노 연주가 중 한 사림이다. 그는 음반을 많이 내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거기다 녹음실이 아닌 실황 녹음을 전제로 음반을 낸다. 거기다 음반을 낼 때 원곡에서 절대 손질을 못하게 하는 아주 까다로운 연주가다. 가령 어느 사진가가 사진을 찍어 어떤 색보정이나 손질을 하지 않고 오직 카메라에 담긴 그대로의 작품만을 전시하는 것과 같다. 그만큼 연주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거기다 초창기에는 교향악단과 협연도 하곤 했으나 피아노 연주에만 몰입하기 위해 오케스트라나 지휘자들과 더 이상 협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지금은 오직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만 진행해오고 있다. 원래 쇼팽의 명곡이긴 하나 영화 ..

두줄 音 2018.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