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꽃잎이 지는 건 - 이남일

마루안 2018. 4. 10. 20:21



꽃잎이 지는 건 - 이남일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봄꽃 지는 강물 위에
내 꿈속 누군가 하나를
몰래 버리는 것이구나.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은
벚꽃 잎 날리는 바람결에
내 마음속 누군가 하나를
잃는 것이구나.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가시 꽃에 찔리는 눈물로
내 붉은 가슴
도려내는 아픔이구나.


그랬구나. 사랑은 절로 왔다가
홀로 가는 것이 아니구나.
꽃잎이 지는 슬픔은
더한 그리움에 죽는
사랑의 시작이구나.



*시집, 고향이 그리운 건, 시와사람








들꽃 - 이남일



지금은 어두운 사람만이
등불을 찾는다.
넓은 들녘 환히 비추는
들꽃 같은 달빛 그리워하며


지금은 외로운 사람만이
술을 마신다.
희미한 전등 술잔 속에
옛 그림자 들꽃 같은 연인을 찾으며


지금은 그리운 사람만이
고향을 찾는다.
별빛 쏟아지는 밤차를 타고
차창 밖 희미한 들꽃 눈물 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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