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 불빛 - 백성민
먼 곳, 불빛 - 백성민 스스로 섬이 되고픈 반란을 꿈꾼다는 것은 위험하다 놓아질 수 없는 것들과의 이별에 대한 연습 등 돌리는 것이 전부라고 믿는 것은 불온한 사상의 모태일 뿐, 피해갈 파도와 바람은 마주 오지 않는다 소리를 가르며 다가오는 어둠의 항로 위 스스로 조난을 꿈꾸는 배 한 척이 잔물결에 흔들리고 저 멀리 누군가 빛 한 점을 내걸 때 생명을 등에 진 어둠의 채찍이 걸음을 후려친다 굽은 허리와 관절마다 박힌 깊숙한 신음소리는 아직도 더 살아내야 할 모질고도 질긴 삶의 외침이고 내일의 빛 한 점을 빌려오는 빈 손짓에 차가운 달빛이 모로 눕는다 *시집, 워킹 푸어, 고요아침 허리 아래 - 백성민 조금씩 야위어 갔다 소리치는 그의 음성이 산마루쯤 닿았다가 산허리를 돌아 내려오는 날들은 그리 길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