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景 42

런던의 귀한 손님, 눈사람

영국은 한국보다 위도 상 훨씬 위쪽에 있으나 겨울이 한국보다 따뜻하다. 당연 런던에서 눈 구경 하기는 일년에 한두 번이다. 북부에 있는 스코들랜드는 눈이 자주 오겠으나 런던에 10년 넘게 살면서 눈 구경 한 것은 몇 번밖에 없다. 어떤 해는 아예 눈을 못 본 겨울도 있다. 설사 눈이 왔다 해도 금방 녹아버린다. 한겨울에도 웬만해선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가 없기 때문이다. 우기인 겨울엔 늘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 많다. 그렇다고 비가 쏟아지는 것도 아니다. 우산을 쓰기도 안 쓰기도 애매한 가랑비 정도다. 안개비도 자주 내린다. 매운 추위는 없지만 이런 날이 더 으슬으슬 한기가 스민다. 며칠 전 런던에 눈이 내렸다. 이렇게 많이 쌓이고 녹지 않은 것도 처음이다. 눈 만난 강아지마냥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

다섯 景 2014.01.13

잘 가요 만델라

며칠 전에 넬슨 만델라가 세상을 떠났다. 남아공 민주화의 상징이었고 노벨평화상을 받은 세계적 인물이다. 아프리카 출신의 현대 정치인으로 만델라만큼 거물이 있을까 싶다. 반정부 투쟁으로 장기간 감옥에 갇히고도 신념을 꺾지 않았다. 갖은 차별과 억압에 굴복하지 않았다. 런던의 예술 중심지 사우스뱅크센터 건물 옆에 만델라 동상이 있다. 평소에도 자주 지나가던 곳이다. 퇴근하면서 보니 만델라를 추모하는 문구와 걸어온 길을 건물 벽면에 빛으로 새기고 있다. 그가 평생 걸었던 자유를 향한 먼 여정이 끝났다. 세계인은 그를 오래 기억할 것이다. 잘 가요, 만델라,,

다섯 景 2013.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