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자화상 - 박노정

마루안 2018. 6. 11. 22:44

 

 

자화상 - 박노정

 

 

사랑 믿음 소망과

돈 권력 명예의 이름으로 남상거리는

 

만행(萬行) 중의 만행(蠻行)이 잦다

 

코걸이 귀걸이로

쪼대로 접붙이다가 이내

심드렁한 짝퉁 인생아

 

꿈속의 매화타령

괴나리봇짐도 자주 꾸리지만

 

느닷없이 토사곽란을 맞기도 하지

 

날밤 지새우고

징한 눈물 됫박으로 짜내는

 

 

*시집, 눈물 공양, 천년의시작

 

 

 

 

 

 

자화상 4 - 박노정

 

 

일찌감치 세상살이에

겁먹고 떨었지만

 

밤낮없이 후들거리는 것들에 대한

연민

곡비로 자처한 적 있지만

한때 나서서

핏대를 세우기도 했지만

늘푸른 나무가 되고도 싶었지만

이 세상 허접스레기로

우왕과 좌왕으로

겨우겨우 버텨내고 있지만

 

 

 

 

# 박노정 시인은 경남 진주 출생이다. 1980년 <호서문학> 회원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바람도 한참은 바람난 바람이 되어>, <늪이고 노래며 사랑이던>, <눈물 공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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