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1 - 김태완
끝이 정해진 그리운 한때가 될 것을
이미 알고 있지만, 알고 있어서 지나간 봄의 또 다른 이름
내가 작곡한 선율에 몸을 기대어 노래가 되는 공정을 지나
오래된 이야기가 작사되는 먼 훗날의 완성작
청춘이 구슬픈 역설의 아픔은
푸르지 않은 한밤의 꿈처럼 속절없이 지나가는 내가 모르는 계절
그 시절의 응어리가 온통 내 생을 주무르기 때문이다
*시집/ 다음이 온다/ 이든북
청춘 2 - 김태완
아찔한 어둠만 가득하였다
내일은 없고 죽어가는 것에 대해 몇 번의 계절을 지나 가고
몇 개의 산을 넘고 사막의 한가운데를 서성이다가
가끔 만나는 꽃길에 취해 안주하다가 물이 되어 나를 놓아버리기도 했다
옆을 바라볼 겨를도 없이
비슷한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하는 형식이 전부였다 할까
한 시절을 만난다는 건 오랜 기다림의 끝에서
잠깐 왔다 가는 마음의 통로를 열고 닫는 일과 다름 없었다
작은 상처에도 크게 아파했고 다가오는 햇살에도
모든 것을 거부하며 좌절과 거친 호흡으로
지처 쓰러지는 광란의 한때를 무엇이라 명명할까
지나와 보고서야 뒤늦게 보이는 시절
지나갈 길을 지나왔기에 그것이 푸르른 날들이 되었을까
어느 날 가슴 설레는 무엇이 찾아오거나
다시 무엇을 시작한다면
그때 그 시절이 어쩌면 찾아왔다는 징후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읽었다면, 어쩌면 내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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