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식스맨은 중독성이 강하다 - 서화성

마루안 2022. 3. 1. 19:40

 

 

식스맨은 중독성이 강하다 - 서화성

 

 

그 거리를 지나간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거리에서

이방인들의 야유와 웃음소리에서, 그렇게 구인광고는 직설적이다

체중감량에 성공해야 한다, 는 그 몸은 낙타구멍을 찾는 광고에 부적합하며

다이어트는 고소하고 달콤한 유혹에서 존재한다고 말한다. 인생의 담보는

한창 때가 매력적이지, 그렇지. 맞아, 우리는 영원한 식스맨이야

주어진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을 뛴다는 그는, 공간을 초월하지만

어느 곳에서 어느 누구에게 치명타를 날려야 할지, 제한된 시간에서 투입된다

한 시즌에 최고의 식스맨으로 뽑혔다면 후보 중에서 후보인 셈이지

그나마 다행이지. 그런데 말이야, 한 계단씩 올라설 때마다 적체야

언제 퇴물이 되어 바람에 휙 사라질지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 그렇게 살아가게 될지, 그때까지는 아무도 몰랐을 거야

분명한 사실은 도미노처럼 단숨에 무너져

예측할 수 없는 결과에 불행이 공존할 때, 그것은 우리 주변 사람들 몫이지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그는 늘 긴장의 연속이다

솔직히 말해, 언제든지 우수수 떨어질 준비가 되었는데도

수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그는 버스의 매캐한 소리마저 민감하다

잊혀진 세월에서 지워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미련이다

한 줄의 약력을 위해 언제 투입될지 모르는 그곳에서 그는

늘 가슴속에 슛- 을 넣고 다닌다. 지금이다, 지금

주름살이 뒤섞인 구멍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래, 그것이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지

 

 

*시집, 아버지를 닮았다, 북인

 

 

 

 

 

 

고백 - 서화성



수십 통의 편지를 담은 우체통은
수취인 불명의 글을 처음부터 읽는다
12월의 마지막, 그 밤을 위해 적었던 고백은
그가 누구인지 그가 어디에 사는지 통속적인 질문보다
달필은 아니지만 수천 번을 쓴 한 줄에서 나는
누군가를 위해 그리워한다
겨울비에 촉촉이 젖은 우산처럼
설레이는 봄손님처럼 그런 사랑은 아니더라도
거리에 나뒹구는 앙상한 플라타너스의 낙엽에서
새벽녘까지 울리지 않는 전화벨에서, 나는 고백한다
사랑이란 지워지고 다시 써지는 것이 아니라
애기똥풀처럼 풋풋하고 향기로운 것임을 처음 알았다며
고희를 넘겨 시인이 된 그는, 목로주점에서 옛사랑을 읽는다
이미 지나버린 슬픔과 간절함은
주름진 사진 속 추억에서 잊혀져가고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단 한 번의 사랑을 했다는
그 사랑을 위해 술잔을 든다
불빛에 쓸려 간 도시의 거리, 그 거리에
밤새 기다렸던 첫눈이 내린다면
아직도 찾지 못한 첫사랑에게 첫눈이 내린다면

 

 

 

 

*自序

 

기억 저편이 차츰 사라져가는 오늘,

이제는 생각한다.

내 생애에 최고의 봄날은

아버지와 엄마가 내 곁에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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