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 호프 자런

마루안 2021. 2. 23. 21:48

 

 

 

좋은 책을 읽었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이 제목 속에 많은 의미가 담겼다. 인류가 지구에 출현한 후 사냥을 하며 살다가 문명을 이루고 이제는 지구를 괴롭히는 존재가 되었다.

 

사람은 풍족함과 편리함을 누리고 있지만 지구는 그만큼 힘들어 하고 있다. 우선 빼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언제까지 화석 연료를 뽑아 쓸 것인가. 화석 연료는 40억 년이 넘는 지구 나이 동안 갖은 변화를 겪으며 조금씩 축적된 물질이다.

 

그것을 인간이 나타나 근 100년 만에 완전 뽕을 뽑듯이 흥청망청 쓰고 있다. 무한정으로 나오는 석유와 석탄이 아니다. 저자는 조목조목 인간이 누리는 편리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변해버린 대기, 따뜻해진 날씨, 녹아내리는 빙하, 높아지는 수위, 가혹한 작별 인사로 이어지는 지구의 변화를 경고한다. 글도 아주 잘 쓴다. 쉬운 문장으로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 있다. 환경에 무관심했던 사람도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하는 글솜씨다.

 

<육류 생산을 위해 동물에게 투입해야 하는 엄청난 양의 곡류다. 동물에게 3킬로그램의 곡물을 먹여서 얻는 고기는 0.5킬로그램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날 인간이 10억 톤의 곡물을 먹어 소비하는 동안 또 다른 10억 톤의 곡물이 동물의 먹이로 소비되고 있다. 그렇게 먹여서 우리가 얻게 되는 것은 1억 톤의 고기와 3억 톤의 분뇨다>.

 

그뿐인가. 편리함을 위해 마구잡이로 낭비하고 있는 전력 소비와 가까운 거리도 자동차를 끌고 나가서 태워 없애는 휘발유로 인해 대기는 오염이 되고 그것을 정화하기 위해 또 다시 엄청난 양의 전력을 생산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

 

저자는 여성 학자답게 꼼꼼하게 대안을 제시한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라 읽으면서 저절로 설득이 된다. 아주 작은 것을 말해 보면 조금 덜 갖고, 덜 쓰고, 덜 먹는 자기 주체성을 갖자는 것이다. 마지막 부문에 나오는 <당신이 취해야 할 행동>과 <당신이 만들어내는 차이>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낸다.

 

누구는 더 넓은 집, 더 큰 자동차에 더 맛있는 음식을 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저자처럼 이렇게 지구 환경에 몰두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 더 아름다운 인생일까. 한 번 살다 가는 인생인데 온갖 편리함과 쾌락을 최대한 누리고 가면 그만일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실천은 지금부터고 아주 작은 것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