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 - 비 존슨

마루안 2021. 2. 5. 19:47

 

 

 

살면서 쓰레기 없는 생활이 가능할까.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는 쓰레기 완전 제로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안 나오게 하는 삶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번 내 삶을 돌아보면서 반성을 했다.

 

무슨 재주로 쓰레기 안 나오는 삶을 살 수 있겠는가. 일찍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나지만 쓰레기 없는 삶을 살 자신은 없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면서 쓰레기가 많이 줄어든 것은 맞다. 앞으로 적극적 실행으로 더 검소하게 살겠다고 다짐한다.

 

이 책은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삶을 통해 환경보호에 대한 수많은 선입견을 무너뜨려 온 <비 존슨>이라는 미국 여성이 쓴 이야기다.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큰 집에서 작은 집으로 옮기면서 쓰레기 없는 삶을 실천했는데 이 작가가 의지가 대단하다.

 

그 결과는 <가진 것이 적을수록 더 부자가 된 기분이다>였다. 깊이 공감한다. 나도 소유욕이 많이 한때 메모지 한 장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던 습관이 있었다. 읽지도 않을 책도 과시용으로 책꽂이에 꽂아 두어야 직성이 풀렸다.

 

지금은 옷장도 헐렁하게 비었고 읽은 책도 1년 이상 묵혀두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상에서 정리하고 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능한 안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잠깐만 방심해도 욕심이 생겨 충동구매를 하곤 했기에 지금도 지르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는 시간을 꼭 갖는다.

 

<우리는 밤이면 쓰레기통을 길거리에 내놓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면 시리얼 봉지와 더러운 종이타월은 마치 마법처럼 사라지고 없다. 하지만 "그건 내다 버렸어"라고 말할 때 그 의미는 정확히 무엇인가? 내다 버림으로써 쓰레기가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을지는 몰라도 우리의 머릿속에서도 사라진다면 곤란하다.

 

환경미화원이 쓸어간다 한들 폐기물이 그냥 증발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쓰레기는 매립지에 이르러 소중한 환경을 파괴하고, 독성 화합물을 공기와 토양에 퍼뜨리고, 그 버려진 상품들을 만들기 위해 쓰였던 자원을 헛되게 만들며, 처리하는 데 매년 수십 억 달러가 들어간다>.

 

우리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외면한다. 이 책에서처럼 쓰레기 없는 삶을 살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의 실천은 했으면 한다. 가능한 욕실을 짧게 사용하고, 물품을 아껴 쓰고, 재활용 쓰레기 분리 배출을 더 꼼꼼히 할 필요가 있다. 

 

명절 때면 선물 포장재가 넘쳐나는 것도 허세를 부리느라 이중 삼중으로 포장을 하기 때문이다. 기업한테만 뭐라 할 게 아니라 소비자의 의지도 중요하다. 코로나 때문에 포장 배달 음식이 늘어났는데 나오는 쓰레기를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저자의 가족이 한국 식당에 갔다가 엄청나게 많이 나오는 가짓수에 난감해 하는 장면이다. 한국인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지 몰라도 저자는 평소 음식 쓰레기 없는 삶을 살고 있다. 배달 음식에도 용기가 여러 개 나오기에 쓰레기 또한 많이 나오는 것이 한국 음식 특징이다.

 

책에 나오는 <옷장 간소화하기>는 나도 요즘 실행하고 있어 흥미롭다. <옷장을 정리해버리면 맟춰 입을 경우의 수가 줄어들까 두려워 실행에 옮기기를 주저한다는 점에서 남자나 여자나 똑같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사람들은 옷장에 옷이 가득한데 입을 게 없다고 불평한다. 나는 옷을 줄이면 의외로 경우의 수가 분명하고 쉬워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옷이 많으면 정신이 흐려지고(결정을 내리기 힘들어진다) 일반적으로 즐겨 입는 옷은 앞으로 나오고 좋아하지 않은 옷은 뒤쪽 옷걸이나 손이 잘 닿지 않는 칸으로 밀려난다. 결국 자리만 차지하고 먼지만 쌓이며 소중한 자원을 낭비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꼭 이렇게까지 해서 쓰레기를 줄여야 할까 싶은 대목도 있다. 나도 저자의 삶을 따라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몇 개는 실천하고 있고 몇 가지는 앞으로 실행할 생각이다. 뭐든 입으로 하는 건 쉽고 실천하기가 어렵다. 과감하게 실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