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어느 늙은 가을꽃 - 박용재

마루안 2020. 11. 21. 19:59

 

 

어느 늙은 가을꽃 - 박용재


지난 시절
사랑을 잃어버린 꽃들이
툭 툭 툭
눈물을 흘리고 있구나
미시령 아래 들판을 지나다 만난
구절초 몇 대궁

아름답던 추억도 꽃잎도
말라비틀어지고 있구나


*시집/ 꽃잎 강릉/ 곰곰나루

 

 

 

 

 

 

느닷없이 - 박용재


널 사랑했다
느닷없이

외딴 해변에 핀
갯메꽃 한 송이

60세에
너에게 깊은 눈길을 주었다

그게 전부였다

느닷없이, 지친 몸이

 



60세 - 박용재


눈앞의 빛을 쫓다
그 빛을 만든
어둠의 슬픔을 보지 못했네
그 어리석음에 내 살을 찢으며
나를 비웃는다

 

 


*시인의 말

숨을 쉴 때마다
고맙다 생각하면 모든 게 소중하고
숨을 쉴 때마다
괜찮다 여기면 모든 것이 위로이고
숨을 쉴 때마다
다행이다 생각하면 모든 게 행복하고
숨을 쉴 때마다
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그 무엇이 부럽겠는가?
숨을 쉴 때마다
그 순간 은혜롭다 생각하면
그보다 감사할 일 있겠는가?

그대여, 살아있음이 인생의 선물이라네
숨을 쉴 때마다 기쁜 일이 있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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