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밥 - 전윤호
신도 동네마다 이름이 달라
다르게 부르면 해코지하는데
밥은 사투리가 없다
이 땅 어디나 밥이다
함께하면 식구가 되고
혼자 먹어도 힘이 되는 밥
어떤 그릇을 놓고
어떤 수저를 펼쳐놓든
김이 오르는 밥 앞에서 모두 평등하니
이보다 귀한 이름이 더 있겠나
논이 부족한 제주도에서
쌀밥은 아름다워 곤밥이라 부른다니
사랑하는 사람이여
우리 밥이나 함께하자
*시집/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북인
환한 이별 - 전윤호
벚꽃이 이리도 환하게 지다니
오늘은 이별이 있어도 되겠네
차마 손 흔드는 가지에서
젖은 길바닥까지
하얀 이 드러내고 웃는 꽃잎들
세상이 이리도 예쁘니
슬프다 울 수도 없겠네
이제 낡은 다리 건너 떠나니
그대는 맘 편히 열매 맺으시라
잎 지는 가을 돌아와 꼭 껴안고
얼어붙어 겨울을 함께하겠네
'한줄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침하다 - 정덕재 (0) | 2020.08.10 |
---|---|
멈춰선 돌멩이 - 이학성 (0) | 2020.08.10 |
인수봉 귀바위 - 박인식 (0) | 2020.08.08 |
후회는 너의 몫 - 성봉수 (0) | 2020.08.08 |
잊거나 잊히거나 - 이정훈 (0) | 2020.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