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너의 몫 - 성봉수
나를 걸어 잠그고 나서지 않는 동안
기다려 주지 않은 시간과
돌아오지 않는 사람
내 안에 앉아
알 수 없었거나
그때는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들
지금의 내게 후회로 남은 것처럼
지금은 아직 네 것이 아닌 것들에 대한,
*시집/ 검은 해/ 책과나무
콧구멍에 흰 털 - 성봉수
늙은 잡종 개처럼
콧구멍에 털이 세상 밖으로 삐져나온 날
아버지가 면도하시던 거울 앞에
족집게를 들고 섰다
어라, 이것 봐라
흰 털이다.
콧구멍에 흰 털이라니
아무도 알려 주지 않은
기가 차는 노릇이다
아버지,
얼마나 많은 절망에 마주 서고
얼마나 많은 시름을 삭여 가며
세어 버린 세월을 안으로 감춰 두고
티도 없이 그토록 당당하셨느니
# 성봉수 시인은 1964년 충남 조치원 출생으로 1990년 <백수문학> 신인작품 당선으로 등단했고 1995년 한겨레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너의 끈>, <바람 그리기>, <검은 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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