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뇌졸중으로 모든 일상을 남에게 의존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부부는 자식이 셋이나 각자 살기 바쁘다. 부모도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는 않다. 십시일반으로 엄마를 돌볼 도우미를 구한다. 싸게 구하려니 불법체류자인 조선족이다.
도우미는 종일 상주하면서 아내의 수발을 들고 남편의 식사까지 챙긴다. 자식들은 갈수록 엄마 대신 안주인 노릇을 하려 드는 도우미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종일 상주하면서 이 정도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넘긴다. 그래도 싹싹하고 일을 잘 한다.
그동안 어머니 수발에 지쳐 못 하겠다는 그만 둔 도우미가 여럿이다. 엄마에게 영화 제목처럼 욕창이 생긴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이 장시간 한 자세로 누워 있으면 욕창이 생긴다. 엄마의 욕창으로 이 가정에 균열이 생긴다.
그동안 각자의 가슴 속에 잠복되어 있던 상처들이다. 남편은 아내의 긴 투병에 지쳐가고 싹싹한 도우미에게 마음이 끌린다. 자식들은 별로 해 준 것도 없는 부모의 수발을 위해 마냥 희생하는 것이 야속하다. 더구나 큰 아들은 늘 차별을 받으며 살았다.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큰 아들은 아버지에게 맺힌 게 많다. 공부 잘 하는 작은 아들은 유학까지 보내주면서 장남인 자기는 고졸이다. 이제는 없는 살림에 엄마에게 지출하는 돈에 늘 쪼들린다. 어느 날 아버지는 도우미 아줌마와 결혼을 하겠다고 한다.
불법 체류를 면하기 위한 조선족의 위장 결혼 수법이다. 남편은 마음에 담고 있던 도우미를 다른 사람에게 보낼 수 없어 묘안을 짜낸다. 병든 아내와 위장 이혼을 하고 도우미와 가짜 결혼을 하는 것이다. 멀쩡한 엄마에게 할 짓이냐며 펄쩍 뛰는 자식들과의 갈등은 극에 달한다.
자식들은 도우미가 유산을 목적으로 아버지를 구워 삶았다고 오해를 한다. 의사 표현을 못하는 엄마와는 이혼이 성립될 수 없다는 법을 들이대며 자식들은 반대를 한다. 그리고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고 아버지는 실버 타운에 가기를 제안한다.
아버지는 막무가내로 자식들 다 필요없다면서 도우미 아줌마와 결혼을 주장한다. 큰 아들은 중대한 결심을 한다. 도우미 아줌마는 곰국을 끓이기 위해 불에 올려 놓고 시장엘 간다. 이후 영화는 예상하지 못한 반전으로 흐른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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