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네가 이 세상에 올 줄 미리 알았더라면 - 정의태

마루안 2019. 12. 30. 19:59



네가 이 세상에 올 줄 미리 알았더라면 30 - 정의태



여름이 가고 없는 가을
나뭇잎들이
세상을 관조(觀照)하고 있다.
떨어질 날을 가늠하여
저 따스한 햇살을 오래 기억하고픈
너무도 소중한 며칠 내내
나뭇잎들이
하나뿐인 너를 헤아리고 있다.



*시집, 네가 이 세상에 올 줄 미리 알았더라면, 도서출판 한솜








네가 이 세상에 올 줄 미리 알았더라면 35 - 정의태



천 년에 한 번 넘기는
달력이 있다면
우리는
아직 넘긴게 없는 것이다.
넘길 생각조차 않고 있을 것이다.
새 천 년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마음 하나 접는 일보다
보잘 것 없는 짓인걸.






# 새 천 년이 시작되더니 어느덧 20년이 된다. 2020년, 우주의 나이로는 티끌 같은 시간이건만 인간이 긋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 틀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나는 날마다 새날이고 기념일이다. 새해에만 해돋이를 보는 기쁜 날이 아니라 매일이 기쁜 날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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