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줄 映

그린북 - 피터 패럴리

마루안 2019. 5. 30. 21:37

 

 

 

영화 <그린 북>은 예술성이 뛰어난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와 힘 세고 무식한 백인 운전사가 함께 한 8주 간의 여행 이야기다. 1962년 피아니스트 <돈 셜리>는 미국 남부로 연주 여행을 떠나기 위해 운전사를 구한다. <토니>라는 나이트클럽 경비원 출신의 백인 운전사다. 

 

미국 남부는 유독 흑인 차별이 심한 지역이라 흑인이 들어갈 수 없는 식당도 많고 심지어 화장실 사용까지 구별이 되었다. 이 천재 흑인 피아니스트를 초청한 사람들이 상류층 백인 지식인이지만 연주장 밖의 차별은 어쩔 수 없다.

 

영화 제목이 그린 북인 이유는 연주 여행 동안 도움이 되는 흑인 여행가를 위한 안내서가 그린 북이기 때문이다. 남부 지역에서 흑인이 묵을 수 있는 숙소, 식당, 주유소 등을 소개하는 그린 북은 유용하면서도 흑인을 차별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실제 그린 북을 쓴 사람은 미국 우정국의 우편집배원 <빅터 휴고 그린>인데 그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했던 차별을 이겨내기 위해 흑인에게 차별 없이 서비스를 하는 업소 소개 모음집이다.

 

생업 때문에 고용인과 고용주로 만난 두 사람의 여행은 참 대면대면하다. 때론 딴 세상에 사는 사람처럼 멀게 느껴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의 마음을 이해한다. 흑인 피아니스트는 예술가 특유의 결벽증을 지적하는 백인 운전사의 충고를 받아들인다.

 

운전사는 그동안 오직 완력으로만 살았기에 아내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지 못해 서먹했다. 편지 쓰는 방법을 가르쳐 준 피아니스트 덕분에 아내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한다.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세상은 내가 마음을 열 때 나를 받아 들인다.

 

여행이 끝나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크리스마스 이브, 즐거운 날이지만 누구나 즐겁지는 않다. 혼자인 피아니스트는 성탄 전야가 외롭다. 피아니스트는 토니의 집을 찾아간다. 친척들이 모여 왁자한 백인들은 심야에 나타난 흑인으로 인해 잠시 당황한다.

 

이내 백인들은 피아니스트를 환영하며 토니의 아내가 따뜻히 안아 준다. 목석 같던 남편을 달콤한 로맨티스트로 바꾼 장본인 아닌가. 친구란 나이, 성별, 인종을 떠나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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