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줄 映

나의 작은 시인에게 - 사라 콜란겔로

마루안 2019. 6. 12. 21:49

 

 

예술을 사랑하고 시를 쓰고 싶은 리사는 중년 여성이다. 직업은 유치원 선생이다. 가정에서는 자상한 남편과는 달리 엄마에게 늘 반항하는 자녀들과 자주 티격태격한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이나 하고 책은 아예 거들떠 보지 않는다고 잔소리를 한다.

 

아이들은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스마트폰만 쳐다 보고 있다. 정성껏 마련한 음식도 남편과 둘만 식탁에 앉아 먹고 아이들은 따로 피자를 시켜 정원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면서 먹는다. 공부는 뒷전이고 친구들과 어울려 밖을 싸돌아 다닌다.

 

리사는 자식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메말라 가는 세상이 걱정이다. 일찍부터 문학 지망생이었고 지금도 평생교육반에서 시 강의를 듣는다. 자신이 재능 없음을 알지만 그녀는 예술지상주의자다. 어느 날 돌보는 유치원생 아이가 시를 중얼거린다.

 

너무나 아름다운 시에 놀라 노트에 받아 적는다. 아이가 시를 중얼거릴 때마다 베껴 적은 시를 시 수업 시간에 제출한다. 지도 교수와 동료 수강생들은 그녀의 작품이 발전했다며 칭찬을 한다. 그녀는 아이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부모를 만난다.

 

이혼한 아빠 밑에서 알바생 보모 돌봄을 받는 아이의 환경이 안타깝다. 천재 시인 자질이 있다는데 아이 아빠는 시큰둥하다. 우리 얘가 그걸로 밥 먹고 살겠어요?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대신해 예술가로 만들고 싶어 리사는 아이에게 더욱 집착한다.

 

허락도 없이 아이를 시 낭송회에 데려가 시 낭송을 하게 한 것을 안 아빠는 유치원을 옮겨 버린다. 허탈감에 빠진 리사는 결심을 한다. 아이 아빠를 미행해 유치원을 알아 낸다. 반갑게 아는 체를 하는 아이를 차에 태운다. 과연 리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뜻밖의 반전으로 마지막이 먹먹하다. <리틀 액시던트>을 만든 여성 감독 <사라 콜란겔로>는 잔잔하지만 송곳 같은 반전이 있는 영화를 잘 만든다. 꼭 시를 쓰거나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어도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번쯤 볼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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