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과거 - 김익진
우리 은하,
안드로메다 별빛은
오래전에 떠나온 빛
오늘
태어난 별빛은
수백 광년 후에나
볼 수 있다
은하계에 생명체가 있어 교신을 한다면
오늘 보낸 신호에 대한 답은
오고가는 데만
수백 광년,
500만 년 후가 될 것이다
우리가 보고 듣는 것들은
모두 과거의 빛과 파장,
소리
우리가 함께
현재를 살 수 있을까?
*시집, 회전하는 직선, 조선문학사
꿈 - 김익진
삶이 한낮 꿈이었다는 말은
죽은 후 몸 밖으로 나와
허공에 붕 뜬 채
이곳을 내려다보아야 알 일
가벼운 군상들 틈에서
이곳을 내려다 봐야
몽롱했던
꿈들을 기억한다
신화 같이
시작된 여름밤의 꿈
멱 감고 고기 잡던 일
도시로 올라와
추웠던 봄날부터
헤어지고 만났던 사람들이
회전문처럼 지나간다
얼큰하고 비릿했던 청춘
광폭했던 젊은 날
흔들렸던 중년의 가을
노년의 간이역이
어제처럼 생생하다
허공에 붕 뜬 채
이곳을 내려다보아야
삶이 꿈인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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