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인생은 간결하게 - 쥐디트 크릴랑

마루안 2018. 7. 3. 21:28

 

 

 

요즘 부쩍 미니멀리즘에 대한 관심이 많다. 아니 최대한 실천하려고 한다. 내가 간편한 삶에 대해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박경리 선생의 책이었다. <버리고 갈 것만 남아 참 홀가분하다>. 미니멀리즘에 관한 책은 아니고 박경리 선생이 노년의 사유를 담은 시집 제목이었지만 나는 이 제목에서 확 꽂혔다.

그러고도 멀뚱멀뚱 마음만 먹고 있던 차에 어느 날 확 저질렀다. 우선 책에 대한 해방이다. 열 권쯤 남기고 큰 방 사면을 전부 차지하고도 모자라 거실 한쪽을 가득 채웠던 책들을 몽땅 처분하는데는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지금은 보내고 싶지 않았던 열 권의 책도 떠나고 내가 소유한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읽고 나서 스무 권쯤 모아지면 어김 없이 헌책방으로 직행한다.

박경리 선생처럼 책에서 해방 되니 참 홀가분했다. 처분하고 나서 곰곰 생각하며 과연 내가 책장에서 잠자는 책을 몇 권이나 뽑아 봤는지 돌아봤다. 읽고 싶은 신간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데 책꽂이에서 잠자는 책을 꺼내볼 여력이 없었다.

읽기 위한 책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기 위한 장식에서 과감하게 해방되었다. 그리고 <인생은 간결하게> 이 책은 나의 간편한 삶의 완성체다. 프랑스 아줌마의 간편한 삶 체험기가 생생하게 전달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알려주는 일상 속 미니멀리즘 실천법을 몇 가지 나열해본다.

집 정돈하기,  쓰레기 줄이기, 충동구매 피하기, 명상하기, 감사의 마음 실천하기, 덜 먹되 잘 먹기, 일 줄이기, 디지털 기기 사용 줄이기, 자연에 순응해서 살아가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갖기,,,,  이 중 명상하기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갖기 빼고는 실천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조금 불편함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산다. 더 없을 때도, 더 불편할 때도 있었는데 위로하면서,,

내 경험에 의하면 약간 불편함을 일상으로 여기면 습관이 되면서 점점 그것이 가볍고 편안함으로 자리를 잡는다. 안 입고 장농에서 잠자는 옷들을 정리하니 무얼 입을까 고민하는 것이 없어졌다. 옷이란 많을수록 이것을 입을까 저것 입을까 고민하게 된다. 일단 수수하고 단정한 옷 몇 벌로 낡을 때까지 입을 생각이다.

디지털 미니멀리즘도 실천했다. SNS를 카카오톡만 남기고 모조리 없앴다. 카톡까지 없애자니 소통에서 너무 오지로 빠지는 것 같았다. 처음엔 며칠 답답했으나 적응을 하니 스마트폰 만지는 일이 줄어들어 엄청 홀가분하다.

깔아 놓은 앱도 자주 사용하는 앱 몇 개만 남기고 싹 삭제했다. 망설이고만 있던 미니멀리즘 실천을 이 책을 읽고 결심할 수 있었다. 매우 자연스런 방식으로 내가 단순한 삶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줬다.

저자도 이 책에서 말한다. 더 적은 것으로 생활하는 편이 더 자유롭다. 우리가 소유한 물건들이 우리를 속박하고 과거에 얽매이게 한다. 옛날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이런 문장이 쏙 들어온 것도 다 이 책 덕분이다. 유행하는 상품이나 유명메이커에 신경쓰지 않게 된 것 또한 미니멀리즘을 실천한 덕이다. 인생은 간결하게,, 참 마음에 드는 제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