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위에 곡선 - 김익진
행성은 둥글다
그 위를 걷고 있다
곧게 걸어도
언제나 휘어진 곡선이다
누군가 바른 길 걸어왔다고 하면
나는 그저 웃는다
누구나
휘청하며 걷는다
*시집, 중력의 상실, 조선문학사
친구 같은 애인 - 김익진
태양이 별과 다른 것은
너무 가깝다는 거
별이 태양과 다른 것은
단지 너무 멀리 있다는 거
네가 애인과 다른 것은
너무 가깝다는 거
애인과 네가 같은 것은
늘 마음 속의 별이라는 거
너무 멀리 있어
반짝이는 슬픔이라는 거
*책 머리에
올곧았던 삶의 나이테가
중력의 상실로 베어져 넘어지면
비대칭의 깊은 상처로
휘청대고 있습니다
그 때 그곳에서 잠시
그른 만남의 시작과 끝은
거시적인 우주 질서에 파묻혀
더 없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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