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줄 映

환절기 - 이동은

마루안 2018. 5. 8. 22:35

 

 

 

미경(배종옥)의 아들 수현(지윤호)이 제대 기념으로 여행을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친구는 멀쩡한데 아들만 식물인간이 되어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한 사람이라도 다치지 않았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내 자식이 누워 있다면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아들이 성수소자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러니까 살아 남은 친구와 연인 관계였던 것이다. 대체 이 일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망연자실 멍하게 앉아 있다. 남편은 사업한다고 오랜 기간 베트남에 가 있다. 그래서 아들 하나 보고 살았다.

 

아들이 고등학교 때 친구 용준(이원근)을 집에 데려왔다. 아들의 친구는 남편과 떨어져 사는 집안의 썰렁함을 덜어 주었다. 미경도 용준을 아들처럼 밥도 차려 주고 속옷도 사 주는 등 살갑게 대한다. 너무 친하게 지내면서 우정이 사랑으로 변한 것일까.

 

미경은 혼란스러움으로 가닥을 잡을 수 없다. 용준 또한 자기만 무사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매일 병원을 찾아 온다. 미경은 결국 병문안을 오는 용준에게 이제 찾아 오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몰래 병원을 옮겨 버린다. 용준은 수현을 찾아 헤맨다. 

 

나는 이 영화를 엄마 미경을 중심에 놓고 봤다. 떨어져 지내는 남편이 베트남 현지에 새 가정을 꾸리고 산다는 것쯤은 안다. 위자료와 함께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인정하고 받아 들인다.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금쪽 같은 아들의 연인을 차갑게 외면한다.

 

환절기는 계절이 바뀌는 시기다. 인생에도 환절기가 있다. 좋은 일이 나쁜 일로, 아니면 안 좋은 일이 잘 풀려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한다. 과연 이들에게는 어떤 환절기가 될 것인가. 용준은 갖은 노력 끝에 모자의 병원을 찾아낸다. 과연 해피앤딩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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