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꽃에게 - 조재형

마루안 2018. 5. 4. 22:02



꽃에게 - 조재형



기억하렴


네가 쓰러지지 않고

주연으로 조명받는 동안


막후에서

필사적으로

연출하는 뿌리가 있다는 것을



*시집, 누군가 나를 두리번거린다, 포지션








하루 사용법 - 조재형



슬픔은 수령하되 눈물은 남용 말 것
주머니가 가벼우면 미소를 얹어줄 것
지갑과 안전거리를 유지할 것
침묵의 틈에 매운 대화를 첨가할 것
어제와 비교되며 부서진 나를 이웃 동료와 더 견주지 말 것
인맥은 사람에 국한시키지 말 것
그늘에 빛을 채우는 일에 일 할은 할애할 것
고난은 추억의 사원으로 읽을 것
손을 내려다보면 이루어지는 이 모든 것들에게
시간을 가공 중이라고 말해줄 것
나에게 돌아오는 길엔
고개 들어야 보이는 별들에게
일과를 고하는 것 잊지 말 것





# 짧지만 강렬하게 박히는 시다. 문제는 뿌리는 꽃을 기억하는데 꽃은 뿌리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누구에게나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이지만 이런 시를 읽을 때면 시인으로 한번쯤 살아보는 것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시인은 한 줄의 문장을 쓰기 위해 많은 밤을 지샜을 텐데,, 나의 철 없는 인생 사용법이 조금 부끄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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