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오는 봄 - 오종문
세상은 봄 천지지만
인생의 봄 아직 멀고
옳은 것은 아니고 아닌 것이 옳다는 세상
늦은 밤 지하철 안에 환하게 핀 산수유꽃
그 꽃 꼭 쥔 아이의
산빛 물빛 웃음처럼
찌들고 지친 이의 어깨 처진 침묵 속에
한 번쯤 헐거운 삶도 활짝 피고 졌으면
그래 농성중인 봄빛
꽃놀이패가 되는 때
유년의 눈물 속을 뻐꾹새가 울고 가고
셔터를 탁 눌러버린 내 마음의 사진첩
*시집, 지상의 한 집에 들다, 이미지북
벚꽃, 다시 핀다 - 오종문
봄빛 스크럼 짜고 농성중인 반도의 땅
하늘은 왜 이렇게 지독히도 파란 걸까
이 서울
가미카제식
저 폭격의 섬뜩함
백 년 전 그니 몸의 체온이 기억하는 것
짧은 밤 그 손길에 겁간 당한 알몸일까
아직도
불륜 꿈꾸는
저 망령의 꽃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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