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景

장국영의 눈물

마루안 2018. 4. 1. 21:25

 

 

세상에는 영화 같은 죽음이 있다. 화려한 조명을 받던 스타의 죽음이 자살이라면 완전 영화다. 장국영이 그랬다. 어느덧 그가 세상을 떠난 지가 15년이 되었다. 사람이 죽고 나는 거야 늘 있는 일이지만 그의 죽음은 유난히 놀라움을 주었다. 15년 전 오늘 그의 죽음을 알리는 뉴스는 만우절이었기에 더욱 영화적이었다. 진짜 장국영이 죽은 거 맞아? 그 날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그는 이 날을 일부러 선택했을까. 장국영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만능 연예인이었다. 가수, 모델, 배우 등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나는 오직 그를 영화배우로 기억한다. 아비정전에서 처음 봤고 이후 동사서독, 패왕별희, 해피투게더, 이도공간 등이다. 아비정전에서는 눈여겨 보지 않았는데 패왕별희를 보고 장국영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극중 경극 배우인 우희 역을 그만큼 해낼 수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장국영 하면 붙여서 생각하는 사람이 왕가위 감독과 배우 양조위다. 생각보다 같이 작업한 영화가 많지 않은데도 왜 장국영을 이 두 사람과 연관을 시키게 될까. 영화 해피투게더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장국영과 양조위는 연인으로 나와 애증관계를 완벽하게 보여줬다. 이 소름 돋는 연기를 이끌어낸 사람이 왕가위다.

이제 장국영은 죽은 지 15년이 되었고 양조위는 활동이 뜸하다. 왕가위는 화양연화 이후 영화 열정이 식었는지 시들시들한 영화만 두어 편 만들더니 요즘은 잠잠하다. 장국영이 죽은 탓인가? 장국영을 온전히 기억하는 사람은 적어도 40대 이상이다.

 

좋은 연기를 펼친 예술영화도 있지만 다소 황당무계한 싱거운 영화도 있다. 어쨌거나 그는 떠났고 영화에서만 남았다. 이도공간에서 눈물 그렁그렁한 장면이 떠오른다. 아직도 그를 추모하는 팬들이 많은 것을 보면 그는 영원한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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