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景

노년의 고단함

마루안 2018. 2. 21. 22:08

 

 

흐르는 세월 따라 누구나 늙게 마련이지만 나이 먹는 슬픔에 비할까. 길을 걷다가 걸음걸이가 불편한 어른을 보면 유심히 보게 된다. 저 분도 막 피운 꽃처럼 싱그럽고 화사한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허리까지 굽었다.

무릎이 아프신지 지팡이에 의지한 발걸음이 위태하기 짝이 없다. 몇 걸음 가다가 멈춰 서고 또 몇 걸음 옮기다 멈추기를 반복한다. 앉기도 힘들고 서 있기도 힘들고 걷기는 더 힘들고,, 저 어르신의 현재가 딱 그렇다. 노년의 고달픔이 슬프다.

교회에서 빵과 우유를 나눠준다기에 가는 길이다. 거기다 천 원짜리 지폐도 한 장씩 받을 수 있단다. 작년까지 5백 원짜리 동전을 나눠줬는데 올해부터 천 원으로 올랐단다. 천천히 멀어지는 노인을 보며 저 걸음이 조금만 수월했으면 했다.

 

 

 

 

 

'다섯 景'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짧은 만남, 긴 기다림  (0) 2018.04.12
장국영의 눈물  (0) 2018.04.01
연말에 지난 가을의 흔적을 보다  (0) 2017.12.28
여름 날의 옆 동네  (0) 2017.07.14
여행자의 낮잠  (0) 201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