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였으면 좋겠네 - 최대희
토함산 정상에서
일출의 장엄함을
함께 보고 싶은 사람
그게 너였으면 좋겠네
아득하게 펼쳐진
고비사막을 걸으며
눈빛 주고받는 사람
그게 너였으면 좋겠네
천길 벼랑에 핀
보랏빛 꽃을 꺽어
건네주고 싶은 사람
그게 너였으면 좋겠네
긴 시간, 몹시 지쳐
걸어갈 힘조차 무너졌을 때
손 내미는 사람
그게 너였으면 좋겠네
*최대희 시집, 치즈 사랑, 문학과사람
반달 - 최대희
절반의 성공이다
매화는 꽃잎이 절반쯤 벌어졌을 때
향기가 가장 좋다
사랑도 꽉 찬 사랑은
무거워서 버겁다
반쯤 비어 있어야
나머지 사랑을 채울 수 있는 것
조금은 모자란 듯
넘치지 않게
# 최대희 시인은 경기도 평택 출생으로 경기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9년 <문학세계>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리움은 오솔길에 있다>, <선물>, <치즈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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