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지 않는 혀 - 김태완
이미 달콤함을 감지한 혀는 오랫동안 잔잔하게 맴도는
중독성 기억을 뿌리치지 않는다
그 달콤한 기억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과 다른
참을 수 없는 욕망의 되어
갈취와 폭력에 뒷걸음질치는 허약한 양심
죽을 때까지 썩지 않는 혀
입안에서 철저히 보호되는 조직적인 체계를
입술과 단단한 치아가 유지하고 있다
입술이 타들어가고
남은 치아가 다 빠질 때까지
살면 뭐하나
정말 간절한 것은
달콤한 욕망의 뿌리를
기억에서 지우는 일이다
.....
헛말을 했더니 혀가 감긴다
젠장! 이게 뭐람
벌떼들이 독침을 품고 내 혀를 향해 몰려드는
*시집, 마른 풀잎의 뚝심, 오늘의문학사
입 안의 사막 - 김태완
갈증은 사막에서 건져 올려진 두레박
마른 목을 적시기 위한
날마다 사는 일
사막에 가 본 일이 없는데
날마다 사막에서 산다
밤과 낮이 다르고
쏟아져 내리는 상념이 쌓이는 여기
견디던 시간들이 바삭바삭 부서져 쌓인
모래언덕을 걷는다
푹 패인 발자국이 미련없이 지워지는
망각을 먹고 사는 일
"그랬다.
내 입 안에 사막이 들어와 살고 있었다
거친 호흡이 간간이 바람을 일으키는
환기가 없었다면
쏟아져 나온 언어들이 다시 부서져
싸늘한 모래바람으로 목구멍을 틀어막아
물 한 모금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잊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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