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과로 노인 - 후지타 다카노리(藤田孝典)

마루안 2018. 2. 4. 16:19

 

 

 

<2020 하류노인이 온다>와 같이 읽은 책이다. 둘 중에 어떤 것으로 감상문을 쓸까 하다 <과로 노인>으로 결정했다. 저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책일수록 저자가 참 중요한데 저자 후지타 다카노리(藤田孝典)는 1982년 생으로 일본의 젊은 사회운동가다. 실제 사회복지사로 현장에서 활동하며 노인들이 처한 현실을 세밀하게 고발하고 있다.

하류 노인에서 지적했던 염려가 과로 노인까지 이어진다. 남의 일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좋은 책이다. 늙음과 빈곤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어떤 경제 이론도 이 사태를 해결 해주지 못한다. 운좋게 부동산이라도 있어서 가만히 있어도 임대 수입이 따박따박 나오는 경우라면 모를까 많은 사람들이 늙음과 빈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일할 수 있을까?
퇴직 후에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질병, 사고, 해직 등으로 일을 그만 두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하고 있는 저축으로 충분히 살아 갈 수 있을까?
일을 그만 두어도 건강하게 문화생활을 하며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

과로노인에서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분야다. 노인이 되면 젊은이보다 적은 임금을 받으며 일한다. 은퇴 후에 다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것도 건강이 유지되어야 한다. 거기다 노화로 인해 곳곳에 고장이 생기면서 검사와 치료를 해야 한다. 젊은 사람보다 병원 드나드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다.

노동으로 메꿀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임금이 적으니 저축해 논 돈을 헐게 되면서 빈곤이 시작된다. 노인이 되어도 일을 그만 둘 수 없는 이유다. 나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계속 할 생각이다. 어차피 좋은 일자리는 남에게도 좋은 일자리라서 내 차례가 오는 것은 쉽지 않다.

좋은 일자리를 원하지는 않는다. 조금 고되고 험한 일일지라도 일할 곳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낮은 임금 때문에 젊은 사람이 기피하는 일자리를 노인들이 메꾸는 것도 좋다. 빈곤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찬밥 더운밥 가릴 상황이 아니다. 문제는 그런 일자리라도 많지가 않다는 것, 이래저래 일자리가 문제다.

노인 2명 중 1명은 가난하고 3명 중 1명은 생활고로 과로한다. 일본인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모든 통계와 문제점들이 일본의 현실을 말하고 있지만 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도 이런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이 책이 의미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