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줄 音

송순섭 판소리 - 흥보가 완창

마루안 2018. 1. 11. 19:52















송순섭 선생은 이 시대의 진정한 광대로 어찌 보면 몇 안 남은 광대 중의 한 분이다. 우리 소리가 갈수록 퇴락해가는 마당에 이런 분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팔순을 넘으면서 기력이 달려선지 쩌렁쩌렁 적벽가를 부르던 기백인 없지만 곰삭은 맛은 그대로다.


90년대 말 선생의 전성기 때 목은 적벽가에 아주 최적이었다. 탁한 듯하면서 기백이 넘치는 목성이 적벽가와 잘 어울렸다. 선생은 흥보가도 잘 불렀다. 완창 공연 때 흥보가를 부르다가 선생은 그만 펑펑 울었다. 손수건을 꺼내 코를 팽 풀더니 한 말씀 하셨다.


배를 곯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서 그랬단다. 하긴 판소리 자체가 한(恨)의 결정체다. 그 설움이 가슴에 쌓이고 쌓여 사리(舍利)처럼 굳어져야 소리로 완성되리라. 세월에 장사 없듯이 다소 힘에 부친 듯해도 아직은 들을 만하다. 모쪼록 선생이 건강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