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얼마나 낯설어야 별이 될까 - 김익진

마루안 2017. 12. 19. 20:03

 

 

얼마나 낯설어야 별이 될까 - 김익진

 

 

얼마나 멀리 가야 별이 될까

얼마나 멀리 가 있어야 별이 될까

 

얼마나 큰 이별을 해야

얼마나 긴 세월을 뒤돌아가야

별이 될까

 

살아가는 것일까

함께 죽어가는 것일까

 

너를 쫓아가며,

나는 죽어간다

 

차디찬 냉기 속에

얼마나 낯설어야 별이 될까

 

 

*시집/ 기하학적 고독/ 문학의전당

 

 

 

 

 

 

그때가 오면 - 김익진


별은 생을 조용히 마감하지 않는다.
온힘을 다한 후, 초신성으로
잠시 은하 속 별지에 머물지만,
결국 수백억 개의 별보다 장열하게 산화한다
태양도 칠십억 년 후쯤에 적색거성이 되어
껍데기가 날아갈 것이다
중심은 수축하여 백색외성이 된다.
그때가 오면 지구는 태양으로 빨려들던가,
껍데기와 함께 날아갈 것이다.
하늘에 가로등 하나가 꺼지고, 푸른 행성이란
공동묘지와 터미널은 폐쇄될 것이다
칠십억 년은 천문학적으로 금방 온다
그때가 오면, 다른 별을 찾아 떠나야 한다

아직도 오지 못한 별이 더 밝고 아름답다

 

 

 

# 김익진 시인은 경기도 가평 출생으로 독일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했다. 2007년 <월간 조선>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회전하는 직선>, <중력의 상실>, <기하학적 고독>이 있다. 현재 한서대 항공신소재공학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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