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돈의 인문학 - 김찬호

마루안 2017. 11. 30. 22:37

 

 

 

오래전에 읽고 싶었던 책을 이제야 읽었다. 책도 인연이란 게 있어서 때를 놓치면 다시 잡기가 쉽지 않다. 읽어야 할 도서목록에 벌써부터 올려 놓고도 이런저런 이유로 뒤로 밀리다 보니 몇 년이 흘렀다. 김찬호 교수의 책은 대체로 읽는 편이다.

그의 책은 쉽게 쓰기 때문인지 읽으면서 금방 이해가 되면서 술술 읽히는 매력이 있다. 가령 세상에 공짜란 없다고 말하면서 숫자의 함정에 대한 부분에서 경제용어인 분식회계를 언급한다. 많이 들어봤으나 딱부러지게 설명을 못 하는 용어인데 분식은 분을 바르고 장식한다는 뜻이라는 말로 이 경제용어를 바로 이해시킨다. 고로 분식회계란 예쁘게 꾸며 속이는 회계장부인 것이다.

맞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공짜라는 단어 뒤에는 뒷통수를 치는 속임수가 들어있거나 나중 더 큰 이익을 보기 위한 미끼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저자는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 입구에서 공짜로 집어가는 무가지도 공짜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을 이해하면서 근접 분야의 책을 찾아보게 된다. 저절로 공부를 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으면 돈 버는 재주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재테크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돈의 인문학, 인생에서 가장 큰 목적 중의 하나이면서 아닌 척 하는 것이 돈이다. 앞에서는 돈을 멀리하고 고상한 척 하면서 뒷구멍으로는 환장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다 돈의 위력 때문이다. 어쩌면 이 책을 쓴 저자도 책이 많이 팔려 돈이 생겼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그래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책이다. 내가 읽어 공부가 되고 저자에게 돈이 생긴다면 서로 좋은 일 아닌가. 인문학이면 어떻게 속물학이면 어떠리. 환장하게 돈을 밝히더라도 이 책을 읽고 돈에 관한 인문학적 해석을 조금 이해한다면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다 자기 하기 나름이겠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