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마루안 2017. 11. 25. 20:53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시집, 그대, 거침없는 사랑, 푸른숲


 





 

죄 - 김용택

 

 
들자니 무겁고
놓자니 깨지겠고


무겁고 깨질 것 같은 그 독을 들고
아둥바둥 세상을 살았으니
산 죄 크다


내 독 깨뜨리지 않으려고
세상에 물 엎질러 착한 사람들 발등 적신 죄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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