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시집, 그대, 거침없는 사랑, 푸른숲
죄 - 김용택
들자니 무겁고
놓자니 깨지겠고
무겁고 깨질 것 같은 그 독을 들고
아둥바둥 세상을 살았으니
산 죄 크다
내 독 깨뜨리지 않으려고
세상에 물 엎질러 착한 사람들 발등 적신 죄
더 크다
'한줄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의 생애 - 마종기 (0) | 2017.11.26 |
---|---|
다시 절벽으로 - 공광규 (0) | 2017.11.25 |
술집, 독고다이 - 조항록 (0) | 2017.11.23 |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 박노해 (0) | 2017.11.23 |
동해 - 박용하 (0) | 2017.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