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通

불판과 소리판 사이에서 - 박찬호 인생 이야기

마루안 2017. 7. 2. 15:02







<불판과 소리판 사이에서>라는 제목이 눈길을 확 끄는 공연이 있던 이날은 참 의미 있는 하루였다. 책을 먼저 읽고 갔더라면 훨씬 감동이 배가 되었을 텐에 아쉬웠다. 나의 책읽기가 워낙 빈약했기에 미처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어쨌든 이번 일로 내 책읽기의 영역이 조금 넓어졌음은 분명하다.


이것을 공연이라 해야 하나. 아님 전시라 해야 하나. 아니 무대라 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겠다. 책을 쓴 저자가 일본인 2세이기에 일본에서 모셔온 저자를 한국인 가요 연구가들이 저자의 저술 과정을 한국가요사와 접목해 설명하는 자리였다.


맛보기로 아코디온 연주가 있긴 했어도 그것은 양념에 불과하고 저자인 박찬호 선생의 저술 과정이 감동적이었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내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두 부부의 오랜 생업이기도 하다. 제목이 왜 <불판과 소리판 사이에서>인지가 설명된다. 고기를 굽는 불판을 선생이 매일 닦기에 붙었다.


소리판은 박찬호 선생이 평생 들으면서 연구를 한 한국가요를 말하는 것이다. 보통 트로트니 전통가요니 하지만 나는 뽕짝이란 단어가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자들은 분명 동의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뽕짝이란 말이 저급한 단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어쨌든 한국 가요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음은 분명하다. 이런 사람이 있어 문화가 발전하고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