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별이 지는 날 - 박남준

마루안 2016. 9. 18. 09:08

 

 

별이 지는 날 - 박남준

 

 

어디 마음 둘 곳 없습니다
그가 떠나서만이 아니고요
산다는 것이 서러웠습니다


빨래를 널듯 내 그리움을 펼쳐
겨울 나뭇가지에 드리웠습니다
이제 해 지면
깃발처럼 나부끼던 안타까움도
어둠에 묻혀 보이지 않을까요


어디 마음 둘 곳 없습니다
별이 뜨고 별 하나 지는 밤
언제인가 오랜 내 기다림도
눈 감을 테지요

 


*시집, 풀여치의 노래, 푸른숲

 

 

 

 

 

 

겨울비 - 박남준

 

 

먼 바람을 타고 너는 내린다
너 지나온 이 나라 서러운 산천
눈 되지 못하고 눈 되지 않고
차마 그 그리움 어쩌지 못하고
감추지 못하고 뚝뚝
내 눈앞에 다가와 떨구는 맑은 눈물
겨울비, 겨울비 우는 사람아

 

 

 

 

# 박남준 시인은 1957년 전남 법성포 출생으로 전주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4년 <시인>지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풀여치의 노래>,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 <적막>, <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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