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줄 映

법정 스님의 의자 - 임성구

마루안 2016. 3. 10. 10:04

 

 

 

법정 스님의 책을 즐겨 읽던 시절이 있었다. 정갈하고 담백한 글에서 당신의 성품을 엿볼 수 있었다. 스님이 떠난 지도 다섯 해가 흘렀다. 기억하는 것에는 동기가 필요한데 이 영화를 보며 스님을 생각했다. 입적하시기 전 세상에 내놓은 말빚을 거둬들이길 원해 당신이 쓴 모든 책을 절판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스님이 머물던 불일암에 갔을 때 봤던 의자가 생각난다. 스님은 모든 것을 털고 가니 자신을 잊으라 했지만 남은 사람들은 기억을 한다. 절판된 책의 향기는 물론 당신이 머물렀던 공간에서 각자의 추억을 되새김 한다. 때론 영화가 이렇게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게도 하는가 보다. 은은히 우러나는 녹차향 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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