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살면서 느낀 것이 화장실 문화가 너무 차이나는 점이다. 한국은 공공 장소나 지하철 역마다 공중 화장실이 있어 화장실을 못 찾는 일이 없다. 영국에서 화장실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심지어 도서관에도 국립도서관 빼고는 동네 도서관은 화장실이 없다.
천상 볼 일을 보려면 근처 대중술집인 펍이나 맥도날드 매장에 손님인 척 들어가 슬쩍 볼 일을 보고 나오는 방법밖에 없다. 이것마저 없으면 커피숍에 들어가 한 잔 주문하고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세계적인 관광 도시 런던의 뒷골목은 지린내가 난다.
술을 마시면 당연히 소변이 자주 마렵다. 화장실이 없으니 뒷골목 으슥한 곳에서 볼 일을 본다. 그것을 막기 위해 주말이면 런던 도심에 이동 화장실이 놓인다. 처음엔 사람들 분주히 지나다니는데 볼 일을 보는 것이 민망했다.
지금은 나도 적응이 되었다. 화장실 찾지 못해 뒷골목으로 가지 않아도 되니 안심이 된다. 미안하게도 여성용 화장실은 없다. 여성 일행이 성차별이라 구시렁댔지만 어쩔 수 없이 볼일 때문에 어디론가 원정을 다녀온다.
어쩌다 어두침침한 골목에서 남친을 보초로 세워 놓고 앉아 있는 여성을 볼 때가 있다. 가능한 모른 척 빨리 지나 가준다. 살아 있으니 누구에게나 일어난는 생리 현상이다. 런던의 이동 화장실, 한국과 차이가 있는 밤의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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