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여름 - 김종길
소나기 멎자
매미 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 오다
멎고,
매미 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소나기 소리
매미 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보내는가.
*김종길 시집, 달맞이꽃, 민음사
가을 - 김종길
먼 산이 한결 가까이 다가선다.
사물의 명암과 윤곽이
더욱 또렷해진다
가을이다.
아 내 삶이 맞는
또 한 번의 가을!
허나 더욱 성글어지는 내 머리칼
더욱 엷어지는 내 그림자
해가 많이 짧아졌다.
# 처서가 지났으나 여전히 한낮에는 30도를 웃돌고 매미소리 요란하다.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을 느낀다. 이 막바지 여름 지나면 또 가을이 오겠지. 더디게 온 가을은 짧게 머물다 서둘러 떠나겠지. 정말 해가 많이 짧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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